성 클리닉

남자의 섹스, 왜 결혼 전과 후가 다른가?

돌체비타67 2005. 3. 4. 23:00
남자의 섹스, 왜 결혼 전과 후가 다른가?
남자들은 결혼 전과 다르게 결혼을 하고 나면 섹스에 소극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혼해서 10년 정도 지났다면 웬만큼 이해할 수 있겠지만 몇 년도 되지 않았는데 남편이 달라지면 아내는 몹시 속상하다.
대체로 남자들이 결혼 전에는 여자와 섹스를 하고 싶어 안달을 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모든 남자들이 성적인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란 동물은 여자만 보면 힘차게 발기하고 틈만 보이면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줄 안다. 그래서 결혼 전에 같이 잠을 잤는데 섹스를 하지 않으면 마치 자기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엄청 참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남자들은 자위 행위를 하면서 성장한다. 손안 가득히 발기된 성기의 힘을 느끼면서 어느 여자라도 만족시킬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진다. 그만큼 자신이 강한 남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자위행위를 할 때 포르노를 보거나 그 장면들을 연상한다.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항상 황홀경에 휩싸여 신음소리를 내거나 소리지르기 일쑤이다. 남자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여자는 온몸을 떨면서 절규한다. 너무 맛있는 섹스를 하는 것처럼 입맛을 다시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남자들이 얼마나 훌륭한 테크닉의 소유자들인지 계속 되풀이해서 보여준다. 포르노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절정에 이르면 엄청난 비명을 지르거나 의식을 잃어버린다.

또한 포르노에 등장하는 모든 여자는 한번의 섹스를 치르는 동안 여러 차례의 오르가슴을 경험한다. 가끔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하는 여자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는 남자의 성기가 왜소하고 섹스가 격렬하지 못할 때이다. 결국 훌륭한 기능을 가진 남자를 만나면 그 여자도 오르가슴에 도달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기능을 가진 남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남자는 자기 나름대로 환상적인 섹스 모델을 가지게 된다. 자신이 섹스를 하면 그 모델처럼 될 거라는 환상을 가슴에 간직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섹스를 연상하면 바로 환상적인 섹스 모델을 떠올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발기하는 것이다.

남자는 섹스를 시작할 때 제임스 볼드윈의 소설 <또 다른 세계>에 나오는 한 장면을 기대한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환상적인 섹스 모델처럼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녀의 두 팔은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날카로운 그녀의 손톱이 그의 등을 파고들었다. 몸 밑에 누워있는 그녀의 자궁 속에서 뭔가 움켜지는 경련이 느껴졌다.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내 그 신음소리는 흐느낌으로, 흐느낌에서 또다시 울부짖음으로 변하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굉장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정말, ……정말 당신은 대단한 남자야.’ 그녀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의식을 잃은 것처럼 축 늘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실제의 섹스에서 남자는 몹시 당혹스러운 경험을 한다. 상상했던 것처럼 여자가 육감적이지 않다. 도대체 왜 이 여자는 섹스 도중에 신음소리를 내지 않을까, 왜 온몸을 떨면서 절규하지 않을까, 왜 발작과 같은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할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혹시 여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처음이라서 그런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결국 남자는 자신의 환상적인 섹스 모델과는 전혀 다른 성 경험을 하게 된다.

“왜 신음소리를 내지 않지?”
“어땠어? 좋았어?”
“다시 한번 더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아?”

남자의 이런 질문 속에는 많은 갈등이 숨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자신이 기대했던 섹스가 아니라는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왜 환상적인 섹스 모델에 맞추어주지 않는가 하는 여자에 대한 원망이 서려 있기도 하다.

물론 직접적으로는 표현하지 않는다. 이미 자신이 꿈꾸었던 훌륭한 남자의 모습과 비교해서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포르노 배우만큼 성기가 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랫동안 사정을 하지 않고 버틸 힘도 없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만큼 아내와의 섹스가 황홀하지도 않다. 결국 이런 실망감과 함께 남자는 섹스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다.

남자는 자신의 환상적인 섹스 모델이 무너지면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사정을 참아야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게다가 열심히 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내와의 섹스가 부담스러워진다. 사정을 해도 뭔가 아쉽고 허전함을 느낀다. 결국 아내 앞에서는 발기도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되면 남자는 새로운 여자와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하거나 다시금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행위를 시작하게 된다.

결국 혼자서 꿈꾸었던 환상이 아내와의 섹스에서 깨지면서 섹스에 소극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가 생기는 원인이 먼저 여자의 몸을 뜨겁게 만들지 않고 성기만 삽입하면 여자가 알아서 황홀해할 거라는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르다보니 처음부터 정상에 우뚝 서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매일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 되어 있기를 꿈꾼다면 분명 허황한 인간이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도 섹스에서만큼은 남자의 이런 환상이 용납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꿈꾸는 환상적인 섹스 모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완벽하게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노력도 하지 않고 하루아침에 완벽해져 있기를 기대하는 어리석은 남자에게 여자조차 기를 죽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묵인해왔다. 결국 이런 태도들이 자신이 훌륭한 기능을 가지지 못한 남자라는 절망감에 아내와의 섹스를 기피하게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