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블루스 (1집)
한국적 블루스, 혹은 성인 음악의 만개 한국 대중음악의 르네상스는 언제일까? 트로트 음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1930년대일까? 포크음악이 청년문화를 꽃피우던 1970년대일까? 아니면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 모두 가장 많은 음반 판매고를 올리던 1980년대일까? 아이돌 음악과 인디 음악이 공존하던 1990년대일까?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돌 음악이 새로운 한류를 주도하고 인디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바로 지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면을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10대와 20~30대 여성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재에 비해 성인 남성들이 기꺼이 음반을 사곤 했던 1980년대가 더 음악 애호층이 다양하고 탄탄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1980년대는 조용필을 위시로 한 성인 가요가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고 동아기획을 중심으로 한 언더그라운드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시도되고 있었다. 그래서 각각의 연령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뮤지션들이 다채롭게 포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세대가 음악의 적극적인 소비자였다. 지금처럼 어른들이 일 년에 음반 한 장도 안 사는 시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신촌을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음악을 해오던 이들이 1986년
본격적으로 라이브를 시작하고 1988년 첫 앨범을 내놓으며 블루스 음악을 전면에
내세울 때 누구도 신촌블루스의 음악에 대한 큰 호응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신촌블루스의 1집은 '아쉬움'을 히트시키며 한국에도 이렇게 블루스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렸다.
해외의 블루스 음악을 듣고 자란 이들이나 블루스 음악의 세례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도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토종 블루스를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신촌블루스의 강점이었다.
그리고 성인들이 기꺼이 음반을 사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신촌블루스의
1집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